포경수술과 유대교

                                   유대인 박해                 유대교의 새로운 관점

유대인들의 포경수술 (전통적 관점)

왜 유대인들은 할례를 행하는가?

유대인의 할례는 여호와와 아브라함과 그의 후손 사이에 언약의 징표로 시작되었다. 여호와가 아브라함 자신뿐 아니라 그 후손들이 그와의 언약을 기억하고 그것을 마음으로 믿게 하기 위해 아브라함을 비롯하여 그 언약을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모든 후손들에게 할례를 행할 것을 명하였다. 이를 증거하는 기록이 성경의 첫 부분인 창세기에 나타나 있다 (창세기 17장 9-14절). ‘하나님이 또 아브라함에게 이르시되 그런즉 너는 내 언약을 지키고 네 후손도 대대로 지키라. 너희 중 남자는 다 할례를 받으라. 이것이 나와 너희와 너희 후손 사이에 지킬 내 언약이니라. 너희는 양피를 베어라. 이것이 나와 너희 사이의 언약의 표징이니라. 대대로 남자는 집에서 난 자나 혹 너희 자손이 아니요 이방 사람에게서 돈으로 산 자를 무론하고 난 지 팔 일 만에 할례를 받을 것이라. 너희 집에서 난 자든지 너희 돈으로 산 자든지 할례를 받아야 하리니 이에 내 언약이 너희 살에 있어 영원한 언약이 되려니와 할례를 받지 아니한 남자 곧 그 양피를 베지 아니한 자는 백성 중에서 끊어지리니 그가 내 언약을 배반하였음이니라.’

또한 이러한 증거는 신약성경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사도행전 7장 8절). 이러한 여호와와의 언약하에서 아브라함은 할례를 시행하게 된다 (창세기 17장 23-27절). ‘이에 아브라함이 하나님이 자기에게 말씀하신 대로 이 날에 그 아들 이스마엘과 집에서 생장한 모든 자와 돈으로 산 모든 자 곧 아브라함의 집사람 중 모든 남자를 데려다가 그 양피를 베었으니 아브라함이 그 양피를 벤 때는 구십구세이었고 그 아들 이스마엘이 그 양피를 벤 때는 십삼세이었더라. 당일에 아브라함과 그 아들 이스마엘이 할례를 받았고 그 집의 모든 남자 곧 집에서 생장한 자와 돈으로 이방 사람에게서 사온 자가 다 그와 함께 할례를 받았더라.’ 아브라함은 여호와의 말을 따라 자신을 비롯한 그 집안에 있는 모든 남자들에게 할례를 행하였으며 그때 그의 나이는 이미 구십 구 세였다. 아브라함이 할례를 행한 것은 비단 자신과 이스마엘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가 자식을 생산치 못하였으므로 사래의 한 여종 하갈과 아브라함이 동침하여 아브라함이 팔십육세가 되던 해에 얻은 아들로 할례를 받을 당시 십삼 세이었음)뿐이 아니라 그는 이방인을 비롯한 자기 집의 모든 남자들에게 할례를 행하였다. 아브라함이 그 자신에게 할례를 행한지 일년 후 즉 아브라함이 백 세 되던 해 아브라함과 사라 사이에서 여호와와의 약속에 따라 아들 이삭이 태어나게 된다.  여호와와의 명대로 아브라함은 이삭이 난지 팔 일만에 할례를 행하였다 (창세기 21장 4절). ‘그 아들 이삭이 난 지 팔일만에 그가 하나님의 명대로 할례를 행하였더라.’ 이러한 할례행함에 관한 율법은 구약성경 레위기에도 반복된다 (레위기 12장 4절). ‘제팔일에는 그 아이의 양피를 벨 것이요.’

그러므로 유대교안에서 할례의 필요성에 관하여 어떤 논쟁도 존재할 수 없으며, 건강 혹은 다른 측면에 바탕을 둔 할례의 정당성도 찾을 필요가 없었다. 유대인에게 할례 행함은 곧 여호와의 율법이었으므로 어떤 간섭도 종교적인 유대인들의 이 의식을 깰 수는 없었다. 심지어 고대 그리스나 로마 시대 할례를 행하는 유대인들을 극형인 사형시켰던 때가 있었는데 이 시기에도 유대인들은 할례 행함을 멈춘 적이 없다. 소련 공산당은 소련에 거주하는 유대인의 할례를 금지하였는데 이때에도 상당한 수의 유대인들은 이 의식을 고집하였다. 그러나 소련에 거주하는 많은 수의 유대인들은 소련 공산주의 붕괴이후 할례가 별다른 간섭 없이 시행될 수 있게되자 다시 소련 내 유대인 할례는 보편화되게 되었다. 이 의식을 거행하고자 몇몇 영국국적의 모우얼 (mohel: 할례의식을 행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유대교인)들이 소련으로 이동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을 미루어 볼 때 할례는 유대교의 중심 규례이기 때문에 심지어 여러 가지 면에서 볼 때 유대교 신자라고 할 수 없는 유대인이라 할지라도 그들의 아들들에게 할례를 고집할 수밖에 없었다. 유대법에 의해 유대인 어머니로부터 태어난 모든 아이들은 유대인이 된다. 그러나 유대인에게 할례가 가지는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은 남자아이에게 그 자신이 유대인이라는 것을 확신시키는 것이다.

유대인의 할례법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할례의 언약을 이행하여야 하는 유대인의 율법은 성경에 기록되어있다. 수용가능한 할례의 구성과 관계된 규정이나 할례를 어떻게 시행하는가? 언제 이 의식을 시행하지 않는가?에 관한 법은 탈무드 (성경법에 관한 유대인의 주석으로 각각의 성경법을 다양한 깊이로 토론과 설명을 한 교훈서)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 법은 유대교법의 강령인 Shukhan Arukh에 성문화되어 있다. 모든 유대인 아버지는 그의 아들에게 할례를 행하여야 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다. 그 자신이 직접 아들의 할례를 시행할 수도 있고, 여유치 않을 경우 할례의식을 행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자에게 의뢰할 수도 있다. 이 의무에 소홀한 아버지들은 하나님이 그들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엄벌을 내린다고 굳게 믿고 있다. 만약에 아들의 할례를 행하지 아니한 아버지는 그 책임을 지방종교법정에서 묻게되며, 할례를 받지 못한 아이가 십삼세가 되어 유대교의 모든 법을 준수하여야 하는 나이에 도달하게 되면 그 자신도 이 법정에서 그 책임을 묻게 된다.

유대율법 (halakhic)에 의한 할례의 필요충분조건을 살펴보면, 성기가 발기되지 않았을 때 포피가 귀두의 어느 부분도 덮어서는 안된다. 만약에 귀두관 (corona glandis) 부분이 포피에 의해 덮어 있을 경우 완전치 못한 할례로 인정하게 된다. 이러한 내용은 탈무드에 잘 정리되어 있다. 창세기와 레위기에 명시된 것과 같이 할례는 생후 팔일째 시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신생아의 건강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한 경우 이 의식은 연기될 수 있다. 탈무드는 할례가 연기될 수 있는 전신성 및 국소적 조건들에 관하여 언급하고 있다. 전신성 질환에 의한 연기 조건으로는 열, 황달, 발적 (redness)을 들 수 있다. 아기가 위에 언급한 전신성 질환에 노출되었을 경우 질환이 경감된 후 칠일까지 연장시킬 수 있다 (Blelch, 1983). 이러한 규정은 현대사회에 맞추어 현대화되었다.

예를 들면 신생아가 태어나서 인큐베이터에서 머무를 경우 인큐베이터에서 나온 날짜를 기준으로 칠일 이내에 할례를 행하여야 한다 (Abraham, 1984). 새로운 의학진보에 따른 유대인의 할례에 대한 마음가짐을 지도할 수 있는 탈무드의 내용을 살펴보면, ‘사람의 생명에 위험을 줄 수 있는 질환이 의심될 때에는 할례를 차후에 시행한다. 그 이유는 생명 그 자체가 모든 것 보다 소중하기 때문이다’. 만약에 신생아가 국소적 질환을 가질 때에도 전신성 질환과 같은 맥락에서 할례는 연기된다. 또한 탈무드에서는 할례에 의하여 목숨을 잃은 가족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 할례 후 두 아들을 잃은 여성 혹은 각각 한 아기를 잃은 두 자매에서 그 후 아기가 태어났을 때 이 아기의 할례는 성장할 때까지 연기되거나 할례가 면제되기도 하였다. 두 자매의 모든 자매들의 아기들도 마찬가지이다. 탈무드는 이러한 조건이 어머니를 통하여 유전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아마도 이 예는 혈우병에 의한 사고로 이해되며 그렇다면 기록상 가장 오래된 혈우병 예일 것이다.

할례절차

모우얼은 할례의식일 하루나 이틀전에 할례대상인 신생아를 방문하여 할례를 시행할 수 있는가를 타진하여야 한다. 할례의식에는 주로 가족과 가족의 친구들이 참석하게 된다. 외국에 거주하는 유대인의 경우, 이 의식은 집에서 거행하게 된다. 이스라엘에서는 몇몇 병원에 할례를 위한 공간을 비치해 놓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할례의식을 전후하여 기도를 암송하게 된다. 전통적으로 남자아이의 경우 할례의식이 끝남과 동시에 이름을 가지게 된다. 생덱 (Sandek)이라 불리는 한 사람이 할례를 행하는 동안 아이를 붙잡고 있게 되는데 이 일은 주로 할아버지 혹은 할머니가 맡게 된다.

전통적으로 아이는 결혼을 한 사람으로  아직 자식이 없는 사람에 의하여 할례의식이 행하여 질 방에서 기다리는 아버지에게 인계되고, 아버지가 아기를 모우얼에게 인계하면 모우얼은 앉아서 기다리는 생덱에게 넘겨 보정시킨다. 아이의 옷은 벗겨지고 생덱은 아이의 다리 관절을 구부려 엉덩이가 위를 향하게 보정한다.

모든 수술기구는 현재에 이용되는 기구와 흡사한데 소독된 것을 이용한다. 피부는 소독하고 탐침을 이용하여 외피와 내 점막으로 구성된 포피를 귀두로부터 분리한다. 음경근 부분을 오른손으로 잡고 음경이 흔들리지 않게 고정을 하면 피부를 통하여 귀두관을 구별할 수 있게된다. 왼손으로 포피를 잡아 당기면 잘라낼 피부의 양을 짐작 할 수 있게된다. 엄지손가락, 집게손가락의 끝 및 가운데 손가락를 이용하여 포피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하여 귀두가 잘 보이도록 한 후 포피를 자른다. 전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은 1-2분 정도이다. 모우얼은 의식 후 30분이 지나면 지혈이 되었는지 확인하고, 3시간 이내에 가족과 연락하여 아기가 소변을 잘 보았는지 확인하여야 한다.

대부분의 모우얼은 할례절차가 매우 짧은 시간 내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아이에게 마취를 시키지 않는다. 그렇다고 탈무드에서 마취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만 하루가 지나면 모우얼 은 다시 할례 받은 아기를 방문하여 드레싱을 제거하고 상처를 점검하게 된다. 대개의 경우 더 이상의 드레싱은 하지 않는다 (Spitzer, 1996). 할례 후 음경의 상처는 보기 흉하게 껍질이 벗겨진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의사도 봉합하지 않아 잘못 아물 것 같은 인상을 풍기는 할례 후 음경을 전혀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할례 후 10-14일 이면 상처가 문제 없이 잘 아문다.

모우얼의 훈련

영국에서 모우얼의 훈련과 규제는 1745년에 발족된 Initiation Society에 의하며 영국 주임랍비회 (The Chief Rabbi of Great Britain)가 후원하고 있다. 1999년 현재 사십 오명의 모우얼이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기관의 몇몇 모우얼은 의사이며, 이들 중 소수가 이 기관의 의학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다. 의사가 모우얼을 한다는 사실은 20 세기까지는 매우 드문 일이었다. Initiation Society는 모우얼의 면허, 최소 기준의 설정, 모우얼의 보증 및 이 기관의 회원들에 의해 시행된 모든 할례의 등록 받는 일을 한다. 이 기관은 6개월 훈련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으며 신앙심이 두터운 유대인만이 훈련을 받을 수 있다. 모세의 아내 십보라가 그의 아들에게 할례를 행하였다는 기록 (출애굽기 4장 24-26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할례를 받은 자만이 할례를 시행할 수 있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즉 여성은 할례를 행할 수 없다는 뜻이다. 모든 지원자는 주임 랍비회에 의한 면접으로 입학이 결정되며 한 기간에 4-5명의 학생이 훈련을 받게 된다. 이들 중 몇 명은 영국에서 훈련을 받기에 해외에서도 할례의식을 행할 수 있다. 학생들이 단독으로 할례를 시행하려면 40-50예의 할례의식을 참관한 다음에야 할 수 있다. 이 참관 수는 매우 적은 수이기 때문에 의사이면서 모우얼인 사람이 할례를 행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모우얼이 되기전 학생들은 두가지 시험을 통과하여야만 한다. 첫 번째 시험은 실습시험으로 두명의 의학위원회 회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할례를 시행하여 통과하여야 한다. 두 번째 시험은 논술시험으로 할례를 포함하는 유대법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를 평가받는다. Initiation Society에 의하여 정해진 최소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학생은 할례 전 적어도 한번은 할례를 시행할 가정을 방문하여야 하며, 할례 몇시간 후 그 부모와 접촉하여야 하고, 할례의 전 절차가 끝난 후 적어도 한번은 그 가정을 방문하여야 한다. 할례 후 24시간에 지혈붕대를 제거하고 부모에게 할례 후 처치에 관하여 서면으로 작성된 정보를 남겨야 하며 그 부모들이 연락할 수 있는 연락처를 남겨야 한다. 할례를 행한 모우얼은 수가를 요구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하나님의 율법을 이행한 것이기에 하나님으로부터 적절한 보상을 받을 것이란 이해내지는 믿음 때문일 것이다. 대부분 모우얼의 비용은 기부금이나 자선금으로 충당된다. 몇몇 모우얼은 그 자신의 수입으로 비용을 충당하기도 한다. Initiation Society 모우얼 회원 중 의사면허를 가진 회원은 할례를 믿는 다른 종교집단이나 다른 문화권 아이의 할례를 시행하기도 한다. 이때에는 Initiation Society의 엄격한 규정 하에서 행하게 된다.

맺는말

할례를 행할 아무런 의학적 이유를 찾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할례는 유대교의 절대 중요한 요소로 4000년 이상 행하여져 왔으며 앞으로도 유대교의 한 요소로 계속될 것이다. 단지 하나님으로부터 내려온 율법이란 이유하나만으로 모세의 십계와 같이 유대인들에 의하여 지켜져 왔고 지켜나갈 것이다. 고대 로마, 그리스 그리고 구소련에서 할례를 억압하고자 하였던 모든 시도는 거품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우리는 성경에서 성인기, 청소년기 및 신생아기의 포경수술을 보았다. 이는 각기 모든 포경수술의 효시이다 (아브라함 99세 – 성인 포경수술의 효시; 이스마엘 13세 – 청소년기 포경수술의 효시; 이삭 생후 8일 – 신생아 포경수술의 효시).

이러한 오랜 역사와 관습은 각 민족간에 포경수술을 행하는 나이의 기준점이 되어 시행되어 오고 있다. 이스마엘이 조상인 아랍권은 청소년기의 포경수술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삭이 조상인 이스라엘은 신생아기 포경수술을 고집하고 있다. 이삭과 이스마엘의 전쟁, 즉 포경수술이 보편화되어 있는 나라 (특히 한국)에서는 포경수술을 언제 하여야 하는가가 주 논쟁거리로 남아 있었다. 그 전쟁은 줄곧 이삭의 승리였다가 최근 몇 년까지는 이스마엘의 승리였다.

최근 포경수술에 관한 의학적 이득이 없는 것으로 발표되고 있다. 이득이 있는 타당한 포경수술의 적응증은 1%내외의 phimosis (包莖으로 번역되어 오해의 소지가 많음; 포피구가 협소하거나 귀두와 유착되어 포피가 귀두뒤로 반전되지 않는 경우로 성교가 어려울 수 있음) 뿐이다. 즉 포경수술에 있어선 이삭도 이스마엘도 승자일 수 없다. 포경수술 그 자체가 포경을 제외하고는 우리 몸에 좋은 방향으로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 그렇다면 왜 유대인들은 아직도 할례를 고집하는 것일까? 특히 신생아기를 할례의 적기로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통적 유대교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는 포경수술은 여호와와 유대민족과의 약속이며 그렇기 때문에 의심의 여지없이, 어떤 반대도 없이 행한다고 하는 지극히 일반적이면서도 상식적인 대답이 가장 적절할 것이다. 할례는 유대인의 정통성과 너무나 밀접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그것을 탄압하려는 모든 외부적 시도는 (로마 황제 하드리안 시대나 구 소련, 나찌 독일 등에서) 모두 실패하였다. 그러나 다음 장에서 보면 명백하겠지만 유대인의 할례를 의문시하고 쟁점화 하는 것이 유대인 자신들에 의하여 이루어지기 시작하고 있다. 이것은 매우 흥미로운 추세이며, 최근 들어서야 포경수술을 시작하였으며 어떤 의구심도 없이 의학의 이름을 빌어 “종교적”으로 대대적인 포경수술을 시행하고 있는 우리 나라와 좋은 대조를 이룬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