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경수술과 성병

포경수술과 성병

 

운영진은  포경수술과 성병이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포경수술이 성병을 막아줄 수 있다는 속설은 포경수술을 한 남성에게 “잘못된 자신감” (false sense of security)를 줄 수 있다는 면에서 위험하다는 생각입니다. 최근에 HIV에 걸릴 확률이 포경수술을 하지 않은 남성에게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주로 아프리카에서 이루어진 연구들이며, 유럽, 일본, 미국, 우리나라 등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는 것 같습니다. 밑의 article에서 보면 오히려 포경수술이 성병감염확률을 높인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포경수술에 대한 통설 중 하나는 포경수술이  성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그러면 세계적인 포경수술 연구자이고 또한 인터넷 잡지 “포경수술 (Circumcision)”의 편집자인 Wisconsin 대학의 Van Howe 교수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British Journal of Urology International에 나온 그의 연구 결과를 살펴보자:

포경수술은 성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가? (Published, BJU International)

콘돔의 광범위한 사용과 에이즈에 대한 공포에도 불구하고 성병은 공중보건의 중요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 포경수술이 성병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는 거의 없다. 신생아에서 포경수술을 통상적으로 시행할 것을 주장하는 연군논문은 한결같이 성병을 감소시키는데 포경수술의 이점을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여러 자료에 의하면 포경수술을 받은 사람은 성병에 걸릴 위험이 더 높을 지 모른다. 미국에서는 신생아의 포경수술이 통상적으로 행해지고 있으나 성병의 발생율이 떨어지기 보다는 오히려 증가하였다. 미국은 선진국중 성병과 에이즈감염 및 포경수술을 받는 사람이 가장 많은 국가 중 하나이다. 한 보고에 의하면 포경수술을 받지 않은 사람이 평균 2.16회 성병에 감염되었고 포경수술을 받은 사람의 경우 2.32회로 더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호주의 연구에서는 두 군 사이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48회 대 1.44회).

포피가 성병의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가설은, 첫째, 포피에 생길 수 있는 작은 염증들은 점막의 불연속성을 일으켜 바이러스와 세균의 침투 관문을 제공할 수 있으며, 둘째, 포피는 성행위중 작은 외상에 더 민감하며, 셋째 포피 아래의 따뜻하고 습기찬 환경은 병원균이 지속적으로 생존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포피 아래의 따뜻하고 습기찬 환경이 병원균을 포함한 모든 세균의 성장을 가능케 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졌지만 포피 아래에 정상으로 서식하는 세균군, 전립선, 요도 및 정낭에서 분비되는 면역 글로불린과 용해성 분비물에 의한 면역학적 방어기능에 대해서는 조사가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포피 아래의 세균군과 점막의 면역학적 방어기능은 포경수술을 시행받지 않은 남성을 감염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에이즈감염의 전파에 대한 포피점막에 존재하는 ‘랑그한스’씨 세포의 역할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러한 세포들은 감염원에 대한 면역반응을 일차적으로 유발시킨다.

포경수술로 포피가 소실되면 발기시 성기피부가 당겨지는 일이 흔히 생길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성교중 마찰이 증가할 수 있고 찰과상의 가능성이 증가하여 병원균의 전신침투가 가능할 수 있으므로 포경수술을 시행받은 경우 성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포경수술을 받은 사람들 중에서 항문성교를 즐기는 경우가 증가하면서 포경수술을 받은 사람에서 성병에 걸릴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포경수술이 성병의 예방법으로 인식되기 위해서는 성병을 일으키는 다른 위험인자가 고려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성병과 포피가 서로 연관성이 있다는 보고들의 거의 대부분은 인종적, 사회 경제적, 문화적, 민족적인 측면에서 건강관리에 대한 행동방식간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요소들을 감안해서 시행하였던 연구들은 성병의 예방에 포경수술의 효과를 입증하는데 실패하였다. 게다가 지금까지 포피와 성병과의 상관관계를 밝히기 위한 동물실험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요약하면, 성병발생과 관련된 여러 복합적인 인자들과 이중맹검법을 이용한 연구의 어려움으로 인해 성병의 감염에 포경수술이 갖는 역할을 규명하기 힘들며 포경수술이 성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명백한 증거도 없다. 단지 확실한 것은 포경수술을 받지 않은 사람은 외성기에 궤양성 질환이 더 잘 걸리는 반면에 포경수술을 받은 사람은 요도염에 더 잘 걸린다는 사실이다. 현재 추세는 선진국에서는 요도염이 외성기 궤양성 질환에 비해 더 흔하게 발병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논문중 포경수술이 성병을 예방한다는 이론적인 근거를 뒷받침할 만한 것은 없다.

정상 세균군

포경수술을 받지 않은 건강한 남성의 요도 도말검사에서는 그람양성 균주의 발생빈도가 적은 반면 포경수술을 받은 12개월 이하 남아의 요도 도말검사에서는 황색포도상구균이 더 많이 배양되었다. 농피증은 포경수술을 받지 않은 유아에서보다 포경수술을 받은 경우에 더 흔하게 발견된다. 보통의 그람음성 간균과 대장균은 포경수술을 받지 않은 남성의 요도 도말검사에서 더 흔하게 발견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소견이 성병에 대한 감수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항산성 간균

항산성 간균인 치구균(Mycobacterium smegmaticus)이 요도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추측되었다. 그러나 요도염이 있는 남성의 요도 도말검사에서 항산성 간균을 찿기 위한 연구에서 포경수술 시행상태가 중요한 인자라는 것을 발견하는데 실패하였다.

‘마이코플라즈마’

‘유레아플라스마 유레아리티쿰’과  ‘마이코플라스마 홈니스’가 정상 세균군인지 성병의 원인균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요도염이 있는 환자에서 이러한 균주들이 더 흔하게 발견되었으나 다른 연구에서는 이러한 균주는 요도염을 가진 환자와 증상이 없는 대조군에서 거의 비슷하게 발견되었다. 몇몇 연구들은 포경수술이 ‘마이코플라스마’균의 출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조사하였는데 ‘유레아플라스마 유레아리티쿰’과 ‘마이코플라스마 홈니스’는 포경을 받지 않은 남성에서는 음경귀두관구에서 더욱 흔하게 발견되었으며, 요도도말만 한 경우는 ‘유레아플라스마 유레아리티쿰’이 포경수술을 받은 남성에서 더 흔하게 발견된다. 포피 아래의 정상세균군은  성행위의 시작과 함께 변화가 일어나서 성인여성의 질과 더 유사하게 된다. 음경귀두관구에서 배양된 균주가 요도 세균군이나 질병에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트리코모나스

포경수술을 받지 않은 남성의 요도 도말검사나 소변줄기 첫부분의 요배양에서 질트리코모나스가 더 흔하게 발견된다는 연구보고가 있으나 나이, 인종, 성행위 시작시의 연령, 질트리코모나스에 노출 유무, 성적 파트너의 수, 이전에 질트리코모나스나 임질 또는 비임균성 요도염에 대한 치료 유무 등을 고려하였을 때 포경수술 시행상태는 중요한 인자가 되지 못하였다.

 효모균 (Yeast)

포경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사이에 효모균이 발견되는 빈도에 차이가 없으나 포경수술을 시행받은 사람중 효모균보균자는 무증상인 경우가 더 흔하고 이런 이유로 여성에게 효모균을 감염시키는 더 심각한 매개체가 되고 있다.

 요도염

연구결과들이 일치하지 않으나 대체로 포경수술을 받은 남성은 포경수술을 받지않은 남성에 비해 요도염에 걸릴 가능성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 임질

임질의 발생에 대한 대부분의 자료들은 성병치료소의 연구로 부터 나온 것으로 연구 결과가 서로 일치하지 않으나 포경수술을 받은 백인 남성의 경우 임질에 걸리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 자료를 인종에 따라 분석하면 포경수술을 받은 경우와 받지 않은 경우에 임질 발생비율의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 극동지방에서 537명의 선원을 대상으로 성관계 전후의 임질에 대한 조사를 시행한 결과 흑인은 포경수술이 질병의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고 백인은 포경수술을 받은 경우에 임질에 걸릴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러한 차이에 통계적인 의의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발적 집단검사에서 일생동안의 성 파트너 수는 포경수술후 임질에 걸릴 확률에 놀랄만한 영향을 나타냈다. 즉, 5-20명의 성 파트너가 있는 포경수술을 받은 남성의 경우 임질의 발생빈도가 낮게 나타난 반면에 20명 이상의 성 파트너가 있는 포경수술을 받은 남성의 경우 이들과 비슷한 수의 파트너를 가진 포경수술을 받지 않은 남성에 비해 임질의 발생 위험성이 의미있게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이것은 아마도 포경수술을 받지 않은 남성은 많은 수의 성 파트너로 인해 포피하 세균군이 다양하게 증가되어 이로 인해 어느 정도의 보호효과가 발생되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나. 비임균성 요도염

비임균성 요도염은 포경수술로 예방되지 않으며 오히려 포경수술을 받은 남성에서 더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 포피와 비임균성 요도염 사이의 의미있는 관계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오히려 부정적인 관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클라미디아’는 비임균성 요도염의 가장 흔한 원인균이며 포경수술을 받은 남성의 경우 ‘클라미디아’ 감염 위험성이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

 외성기 궤양성 질환

자료가 불확실하기는 하지만 포경수술을 받지 않은 남성의 경우 외성기에 궤양성질환의 발생빈도가 높게 나타났다.

 가. 매독

대부분의 최근 연구들은 매독 발생수가 너무 적어 포경의 유뮤와 매독 발생의 상관관계를 통계적으로 찾는 데 실패하였으며, 일부 다수 집단군의 조사에서도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

 나. 연성하감

포경수술은 항생제가 등장하기 이전에 연상하감의 치료방법으로 간주되었다. 일반적으로  연성하감은 포경수술을 받지 않은 남성에서 더 흔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문헌을 고찰해보면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연구사례를 찾아 볼 수 없다. 한 연구보고에 의하면 연성하감은 백인남성에서는 포경수술을 받지 않으면 더 흔히 나타났지만 흑인의 경우 포경수술을 받은 남성에서 오히려 더 흔하게 나타났다. 중국인보다 인도인에서 연성하감이 더 흔히 발생한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되었으며, 말레이인과 중국인을 비교하여 말레이인에서 연성하감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만약 연성하감이 포경수술의 실시 여부와 연관이 있다면 통상적으로 포경수술을 받는 말레이인의 경우 중국인에 비해 연성하감이 더 낮은 빈도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발표된 자료들에 의하면 인종과 민족성이 포경수술의 상태보다는 연성하감의 전염에 더 중요한 인자로 생각된다.

다. 단순 포진

포경과 음부포진 (성기 헤르페스)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결과는 일치하지 않고 있다. 포경수술이 음부포진의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고되었지만 증거자료는 없다.

 인간 유두종 바이러스와 성기 사마귀

인간 유두종 바이러스가 자궁 경부암과 음경암의 발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 후 인간 유두종 바이러스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 암의 역학을 보면 성병과 유사하다. 성기 사마귀는 음경암의 의미있는 위험인자로 생각되고 있다. 포경수술은 음경암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으며, 특히 한 연구보고에 의하면 음경암 환자의 42%가 포경수술을 시행받은 상태였다. 최근의 연구결과들에 의하면 인간 유두종 바이러스와 연관된 질병은 포경수술을 받은 남성과 받지 않은 남성에서 비슷하게 발생하거나 포경수술을 받은 남성에서 더 흔하게 나타난다. 미국의 경우 포경수술을 하지 않은 집단에서 음경암의 발생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나 빈도 자체가 의례적인 포경수술을 하지 않는 다른 개발국과 비슷하며, 위생상태가 나쁜 상태에서 발병률이 높은 것을 볼 때 이에는 사회경제적, 위생적인 요인들이 관여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또 음경암이 호발하는 연령의 남성에서 포경수술을 받은 대집단을 대상으로 연구를 시행하여 과거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음경암이 포경수술을 받은 남성들에서 발생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포경수술을 받은 사람에서 성기 사마귀의 발생위험이 더 높으며 이것이 음경암의 발생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확실하지 않다.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남성의 성행동 양식이 여성 자궁경부암의 원인이 될지 모른다는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서 다국가간 연구가 합동으로 이루어졌다. 진행성 자궁경부암을 가진 부인의 남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궁경부암에 걸릴 위험이 남편의 성 파트너 수가 증가할수록 유의하게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포경수술 여부와 성병의 병력은 중요한 위험인자가 되지 않았으며 성기의 위생상태가 불결함은 관계있을 지 모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는 진행성 자궁경부암을 가진 부인의 남편 음경으로부터 채취한 가검물에서 인간 유두종 바이러스 양성과 자궁경부암과의 유의한 상관관계를 찾는데 실패하였지만, 이것은 남성으로부터 검사물 채집의 문제점과 여성에서 바이러스에 의한 암발생을 촉진시키는 숙주인자가 관여하였을 지도 모른다. 또 유태계 여성에서 자궁경부암의 빈도가 낮은 것도 포피가 없어서라기보다는 유전적 소인으로 설명하고 있다.

간염

포경수술이 신생아때 의례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이스라엘에서 9182명의 취학아동을 대상으로 B형 간염항원의 발생에 대한 연구를 시행했는데 연구자들은 간염이 남아에서 두드러지게 많고 계절에 따른 변동이 크다는 사실로 포경수술이 감염의 중요한 매개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고 추측하였다. 이디오피아의 한 연구는 포경수술이 B형 간염바이러스의 전염에 역할을 할 지 모른다고 추정하였지만 잠비아에서의 연구는 연관성을 찿는데 실패하였다. 다른 연구에서도 포경의 유무와 간염의 발생 사이에 유의한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에이즈 바이러스

포피와 에이즈 감염의 상관관계를 밝힌 연구들을 종합해 보면 그 결과는 일치하지 않고 있다. 성병치료소에서 시행한 여러 연구결과에 의하면 포피가 감염의 위험요소가 되는 반면, 무작위의 집단검사를 통한 여러 연구에 의하면 포경수술을 받은 남성에서 에이즈 감염의 위험이 더 높았다. 또 포피가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에 에이즈 감염의 통계학적 차이를 발견하지 못한 연구들도 많다. 그러나 연구 대상군에 대해 외성기 궤양성 질환, 성 파트너의 수와 그외 다른 요소들을 고려하였을 때 처음의 자료와는 의미있게 다른 결과가 나오는 연구들도 많다. 선진국 중에서 미국은 포경수술의 빈도가 가장 높을 뿐더러 에이즈 감염의 빈도가 가장 높은 국가이다. 이러한 사실은 에이즈 감염에 대한 포경수술의 보호효과에 상반되는 것이다. 이처럼 연구결과들의 불일치와 여러 가지 가변적인 요소들 때문에 포피를 에이즈감염과 상관짓는 것은 불가능하다.